지난해 S&P500 기업 중 직원에게 최고 연봉을 주는 기업은 비치 프로퍼티스였다. 카지노를 보유하고 이를 임대해주는 리츠(REITs·부동산투자신탁)다. 이 회사의 직원 중위 연봉은 41만4000달러(약 5억5000만원)로 페이스북(메타·29만6000달러)이나 구글(알파벳·28만달러)보다 훨씬 높았다. 물론 리츠 특성상 직원이 100명에 못 미쳐 조직 규모가 작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그래도 S&P500 기업 중 ‘연봉 1등’은 그냥 얻을 수 있는 건 아니다.
에드워드 발타자르 피토니악 비치 프로퍼티스 CEO(최고경영자)는 WEEKLY BIZ와 서면 인터뷰에서 “우리는 카지노뿐 아니라 갖가지 휴양 시설을 함께 묶어 ‘경험형(experiential) 부동산’으로 부르며 이와 관련한 투자를 폭넓게 늘리는 전략을 쓰고 있다”며 “물건을 사기보다는 새로운 경험을 얻는 데 더 많은 시간과 돈을 쓰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치 프로퍼티스는 북미에 총 54곳의 카지노 리조트를 보유하고 있다.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를 대표하는 시저스 팰리스, MGM 그랜드, 베네치안 리조트가 모두 비치 프로퍼티스의 소유다. 피토니악 CEO는 “주력 사업인 카지노 리조트 외에도 골프 코스나 관광 리조트로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다”고 했다.
비치 프로퍼티스는 4곳의 골프 코스를 사들였다. 뉴욕 맨해튼에 있는 다목적 스포츠센터인 첼시 피어스에도 8000만달러를 투자했다. 이 외에도 골프 리조트, 워터 파크, 스파 건설에도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스포츠 아레나나 놀이 공원 등도 투자를 검토 중이다. 피토니악 CEO는 “야외 레저 산업이 우리 경제의 중요한 한 축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며 “고금리 상황에서 리츠가 성장하려면 가치가 상승할 것으로 기대되는 자산을 좋은 조건에 꾸준히 매입해 나가야 한다”고 했다.
사업 다각화 노력 덕분에 임대 사업을 통한 운영 수익은 코로나 사태가 발생한 2020년 8억9200만달러로 2019년(5억4600만달러)보다 63.4% 늘었다. 올해는 1~6월에만 12억1100만달러의 수익이 발생해 이미 지난해 한 해 수익(11억4500만달러)을 넘어섰다. 최고 연봉을 주는 기업이 된 비결은 이런 높은 수익 구조에 있다.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한 피토니악 CEO는 스키 잡지 편집장으로 일하다가 스키 리조트 업체에서 근무하기도 했다. 이후 캐나다 호텔 리츠 업체의 CEO로 일하다가 2017년 비치 프로퍼티스가 설립되면서 CEO직을 맡게 됐다. 피토니악 CEO는 “사실 처음에는 카지노 산업에 대해서 잘 몰랐지만 조금씩 알아가면서 애정을 갖게 됐다”고 했다. 그는 “카지노 관련 기업 주식을 모두 ‘죄악주(sin stock)’라고 보는 것을 잘못된 관점”이라며 “카지노 산업에서 나오는 세금은 교육 예산으로 활용되는 순기능이 있다”고 했다.